# 우양재단 문화공모사업 '당신, 예술가' 두 번째 만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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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88회 작성일 22-08-13 11:37본문
# 우양재단 문화공모사업 '당신, 예술가' 두 번째 만남
강사선생님께서 오늘도 동화책을 한편 읽어주십니다. 이번에는 이 곳 저 곳을 비행하는 ‘새 이야기’입니다.
어르신들은 어릴 적 책을 읽어 내려갔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귀를 쫑긋 세웁니다. 귀가 안 들리는 분은 제가 옆에서 나지막이 동화 이야기를 설명해드립니다.
동화가 끝나고 우리는 또 다시 두 번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.
강사선생님께서는 글쓰기의 기본은 마음 열기라고 하셨습니다.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간이 흐릅니다.
“형님, 나 옛날에요. 홀딱 속아서 시집을 갔어요. 갔더니 식구가 얼마나 많은지 14명이더라니까요. 한 겨울에 물 길러 가다가 미끄러져서 자빠졌는데 내 걱정은커녕 깨진 항아리 걱정을 하더라니까... 보다 못한 시동생이 김천 장날에 항아리랑 내 신발을 사다줬더니 동서가 얼마나 샘을 내고 나를 못살게 구는지...지금은 참 살기 좋은 세상이에요”
“아우, 참 힘들게 살았네...”
서로의 삶을 조금씩 엿보았습니다.
이번에도 역시 ‘인터뷰’ 시간입니다. 지난번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, 주제가 조금 구체화되었습니다. 강사선생님께서는 어르신들에게 “선생님” 이라고 존칭합니다. 선생님이란 先(선)生(생) = 인생을 먼저 살아온 사람이라는 뜻입니다. 누군가 우리 어르신들을 저렇게 불러주시니 새롭고, 좋았습니다.
“오늘은 선생님들께서 살아오신 삶 속에서 어떤 밥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오늘 적어보도록 할게요.”
“나는 콩잎 보면 엄마 생각이나요. 한번 적어볼게요.”
“나는 갈치 보면 우리 올케 생각나요. 나 어릴 때 올케가 나를 키워줬는데 갈치를 보고 ‘뱀’이라고 해서 나는 무서워서 먹지도 못했어.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게 갈치더라고...”
“나는 전쟁 통에 호박 따먹은 생각이 나요.”
“나는 콩밭에서 일 할 때 새참 먹던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.”
각자의 기억을 되살려보는 작업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질문하고, 또 질문하고, 궁금해 하면서 그렇게 흘러갔습니다. 프로젝트가 끝나고 책에 담길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.
# 오늘의 한마디
“선생님, 세상에는 좋은 일도 많지만 가슴 아픈 일도 많아요. 근데 그게 사는 거에요.”
# 아쉬운 점
지난번 여파로 참여자를 바꿔야했기에 마침 글쓰기 관심 있었던 다른 분께 연락을 드렸지만, 2회기 날 아침에 잠시 참석을 하시곤 낙상후유증으로 오래 앉지 못하겠다며 금방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. 한 분 자리는 비워둔 채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될 것 같습니다. 한 분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참, 많이 아쉽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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